올해 하반기의 화두는 '이직'이였다. 언제나 퇴사 준비생이 되어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이직해야할 때가 오니 채용 시장은 너무 춥고 개발자로서 나라는 존재는 너무 작아보였다. 쟁쟁한 개발자들 사이에서 나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고, 나를 세일즈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행 착오 끝에 약 2달의 준비 끝에 이직을 성공했고, 현재 입사한 회사에서 온보딩을 하고 있다. 이글을 적으면서 이직 과정을 회고해보려고한다.
3년차 백엔드 개발자의 이직기 (시리즈)
이번 이직 기간은 약 3달이었고, 그 과정 동안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 한 페이지의 글로 축약이 어려웠다. 그래서 시리즈로 연재하고자 한다.
- [이번 글] 이직 계기 ~ 이직을 위한 기초 체력 준비
- 과제/코딩 테스트
- 커피챗/면접 과정
- 처우 협의
- (번외) 그 외 말하지 못한 이야기
부디 이 시리즈가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개발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TL;DR
권고 사직으로 이직을 하게 되는 경우 현실적인 조건을 잘 따져봐야한다. 마음이 급하여 무작정 다른 회사에 안착하는 것을 주효한 목표로 두는게 아니라 내 역량과 내가 가고 싶은 회사를 기반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지원해야한다.
이글에서 다루는 것
- 권고 사직을 통한 이직 과정 초입
- 다음 커리어 패스에 글쓴이가 고려했던 것
이글에서 다루지 않는 것
- 권고사직을 통한 회사 퇴직 시 구체적인 협상 과정
- 이직 과정 중/후반부의 이야기 : 다른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이직 계기 ; 내가 권고사직을 당하다니
생일 3일 전이였다. 나른한 오후였지만 좁디좁은 회의실이 너무 숨막혔다. 1 on 1 미팅이였지만, 사실 내가 권고사직 대상이라는 것을 대략 알 수 있었다. 서비스는 문을 닫았고, 다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여정에서 팀을 운영할 여력이 없기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였다. 리더의 입에서 나온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권고사직은 현실이 되었다. 권고사직은 절차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미팅이 끝나자마자 인사팀과 권고사직 조건을 논의하며 회사를 놓아줄 준비를 했다.
권고 사직을 겪게 되었을 때 준비해야하는 것
권고사직을 겪지 않는게 가장 좋지만 겪게 된다면 원활한 권고사직 절차를 위해 준비해야할 것이 있다.
- 각종 서류들에 대한 준비 (경력 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
- 실업급여 지원 여부
- 위로금 지급 여부
권고사직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사직을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은 위로금 + 실업급여 패키지로 마무리를 짓지만 나같은 경우 회사에서 실업급여를 해주는 것이 부담스러워했다. 그리고 나같은 경우 근속 기간 1년을 채우기도 전에 권고사직을 겪게된 터라 권고사직 조건으로 근속기간 조정(feat. 위로금)과 퇴직금으로 마무리 짓는 것으로 충당하였다.
어떤 패키지가 본인에게 이득인지는 자신의 자산 수준과 근속기간, 월 고정 생활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울었니? 이제 할 일을 하자
인수인계를 빠르게 마무리 짓고 새로운 곳에 합류를 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동료들에게는 덤덤하게 퇴직을 공유하고, 얼마 남지 않은 잔재들을 잘 정리하여 회사를 내려놓았다.
이직을 위해 해야할 것
지금 돌이켜보면 이직을 위해 우선순위를 아래 3가지 순서대로 진행하여야한다고 생각한다.
- 커리어 패스에 대해 고민하기
- 이력서 다듬기
- 링크드인/채용 사이트 관리하기
사실 처음에는 마음이 급해서 이력서부터 무작정 썼다. 하지만 그렇게 쓴 이력서의 가치는 전단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서류에서 탈락하는 것도 탈락하는 것이었지만, 내가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하고 커리어를 이어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지 않아, 이력서에도 녹여들지 않는 것이 큰 문제였던 것이다. 그래서 커리어 패스에 대해 먼저 고민했다.
커리어 패스에 대해 고민하기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가고 싶은 회사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다. 가지고 있는 역량을 고민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내가 어떤 시장에서 채용 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 체크해볼 수 있고, 가고 싶은 회사는 내 커리어 패스 상에서 어떤 단계의 회사를 가야 나와 회사의 상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지 돌아볼 수 있다. 이상적으로는 이 두 요소의 교집합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가지고 있는 역량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기술적 역량
- 기술 이외의 역량
역량을 분류하기 전에 우선 내가 맡은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이외에 조직에 적용한 task를 나열하고 분류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는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그에 따른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할 수 있다.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 요소 이외에도 기술 이외의 역량에서 돋보일 수 있다면 금상 첨화이다. 나같은 경우 회고 문화 도입과 같은 조직 문화 개선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이 부분을 +a로 어필하고 싶었다.
가고 싶은 회사의 경우 개인이 달성하고 싶은 커리어 패스 여정의 단계, 복지, 연봉, 조직 문화, 회사 위치 등의 요소를 따져보아 정할 수 있다. 나같은 경우 아래 기준을 가진 회사를 희망하였다.
- 시리즈 B 이상의 투자 유치
- 서비스 DAU를 N 이상 달성
권고사직으로 인해 퇴사를 하다보니 재무 건정성을 가장 이 부분을 가장 민감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성숙한 서비스를 맡으면서 조직화된 체계에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싶은 조직에 소속되고 싶었다.
가지고 있는 역량이 가고 싶은 회사에 어필을 하기에는 미달이라면?
나같은 경우 초기 스타트업에 소속되어 구현에만 집중하여 많은 DAU를 소화할 수 없는 점이 늘 아쉬웠는데, 백엔드 개발자로서 이부분에 대한 경험을 꼭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기술적인 경험이 많이 부족하여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였다. 이 과정은 면접을 보면서 더 많이 느껴서, 경험은 부족하여도 이론적인 배경이 준비되었다는 것을 어필하였다.
이력서 다듬기
가지고 있는 역량과 가고싶은 회사의 꿈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으니, 이제 기본 이력서를 작성할 차례이다.
나는 이력서 작성을 meal prep에 비유하고 싶다. 미리 이력서의 재료가 될만한 것들 정리해놓고, 원하는 회사에 맞게 조합과 수정을 하는 방식을 차용하였다. 하지만 뼈대가 되는 기본 이력서가 있어야 나중에 이력서들이 중구난방이 되지 않는다. 이때 도움이 되었던 강의는 워니님의 이력서 강의였다 (광고 아님 주의). 이 강의를 보면서 기본적으로 이력서에 어떤 구성이 있어야하는지 체크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력서를 작성할 때 스토리를 녹여 면접관들이 내가 맡은 프로젝트를 궁금하여 면접 때 나를 보고싶어할 수 있도록 작업하였다.
소설의 구성 처럼 발단 - 전개 - 절정 - 결말의 포맷으로 task들을 녹였다. 이 과정을 잘 정리하면 면접 준비에도 주효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링크드인/채용 사이트 관리하기
이제 내가 구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소문낼 차례이다. 나도 대문자 I 성향이고, '이런 것을 꼭 해야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소문을 내고 발품을 팔수록 더욱 좋은 회사와 연결될 확률이 높다는 사례들을 보고 나서 적극적으로 구직 의사를 밝혔다.
우선 링크드인부터 관리하였다. 링크드인이 영향력이 큰가..?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지만, 링크드인을 통해 몇몇 헤드헌터분들과 연결이 되어 좋은 회사를 추천 받을 수 있어서 지금은 링크드인 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채용 사이트에도 내가 만든 기본 이력서를 바탕으로 구직 의사를 밝혀 관심있는 회사로 부터 연락이 올 수 있도록 세팅해두었다. 또한 이력서는 계속 디벨롭 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력서 제출하기
이력서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JD와 일치하는 정도를 판별하여 지원하였다. 이력서를 제출하기 전에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보고 나서 내가 어떤 부분을 기여할 수 있는지를 어림짐작해보았다. 잘 모르는 서비스여도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정도가 충분하고 꼭 맡아보고 싶은 서비스라면 이력서만 제출하지 않고 구체적인 내 소개와 회사에 기여하고 싶은 부분, 더욱 어필하고 싶은 경력을 따로 첨부하여 제출하였다.
요즘 채용담당자들은 공고 하나에 수백장의 이력서를 받는다고 들었는데, 천편일률적인 이력서를 받으면 내 가치를 제대로 알아봐줄 수 없다고 생각하여 조금이라도 회사와 내가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어필하여 제출하였다. 비록 경력상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부족한 점을 어떻게 메우는지에 대해서도 적어서 제출하였다.
이렇게 노력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서류 탈락하는 곳이 있었다. 서류 탈락이 줄이으면 낙심하게 되었지만 최소한 내가 보일 수 있는 진정성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기에 후회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사실 채용 시장의 규모도 줄어들어 겨울도 아닌 빙하기라 이력서를 한 건 한 건 넣는 것도 쉽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류 탈락을 했을 때 왜 이 이력서가 탈락했는지 회고해보고 꾸준히 고쳐나간다면 어느 임계점부터는 합격 확률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럼 이제 면접에 대해 본격적으로 준비할 시간이다.
'에세이 >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프런 채용 공고로부터 개발 문화 흡수해보기 (0) | 2022.10.26 |
---|